근 몇 년 간,
그 놈의 IMMERSIVE니
METAVERSE니
DIGITAL TWIN이니 뭐니,
현생 챙기기도 바쁜데,
가상세계 챙기느라
사서 고생하는 세상 같습니다.
그럼에도 이 디지털 트윈은 가끔씩
마음을 쏙 빼앗는 그런 게 있단 말이죠.
아주 눈 돌아가는 차들 가득입니다.
페라리 250 GT도 있는 것 같고...
최신 로터스 에미라까지?
뭔가 지구의 자동차 엔트로피에
불균형이 온 모습입니다.

여기는 독일 뒤셀도르프의
'Classic Remise'라고 하네요.
근데 이 영상.
단 30분만에 스캔된 디지털 트윈입니다.
규모를 보면
걸어다니기만 해도 30분일 것 같은데,
그 짧은 시간 동안
이렇게나 디테일하게 구현 된 것이 참으로 놀랍습니다.
영상 뿐만 아니라 VR도 지원하는 컨텐츠인데,
VR로 봤다면 당장 독일행 비행기 티켓을 끊었을 겁니다.
오늘은 Christmann 아저씨가 무쳐주는
디지털 트윈 이야기입니다.
Christmann 아저씨는
디지털 미디어에 뼈가 굵은 대부이신 것 같습니다.
근래에는 박물관 및 문화 시설을 스캔하고
디지털 트윈을 생성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위에 보여드린 'Classic Remise'도
이 프로젝트의 일환입니다.
같은 방식으로 구현된
성 안드레아 교회의 모습.
역시나 꽤 디테일하고 규모가 굉장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Christmann 아저씨가 사용한 방식은
다름 아닌
'점'
바로 '가우시안 스플래팅' 입니다.

'Gaussian Splatting'은
쉽게 말하면,
점묘화의 3D 버전입니다.
위치값과 색깔, 크기, 투명도 등의 데이터를 담은 'Splat'을
고밀도로 모아 렌더링을 하는 방식입니다.
당연히 폴리곤 개수의 영향을 받는 메쉬보다
가볍고 빠르기 때문에
실시간 렌더링이 필요한 VR에 최적인 방식이죠.
이것이 얼마나 중요하냐면,

사진을 냅다 찍어서 3D 데이터를 구현하는
포토그래메트릭을 직접 해본 경험에 의하면,
폴리곤의 해상도에 따라 퀄리티가 아아주 천차만별인데
VR 최적화를 위해서는
폴리곤을 냅다 늘릴 수 없는 것이 현실이죠.

하지만 점을 기반으로 하는 가우시안 스플래팅은
쉽게 리얼 타임 렌더링이 가능한
가볍고 부드러운 데이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저 가득한 수풀을 폴리곤으로 표현하려고 했으면
아마 컴퓨터가 진작에 녹초가 되었을겁니다.
가만보면, 언리얼 엔진의 나나이트니...
LOD... SDF... 스플래팅...
이런 걸 연구하는 사람들은
당최 녹초가 되지 않나봅니다.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에요...

그 대단한 사람들 중 일부는
단 4장의 이미지만으로
고품질의 3D 데이터를 구현하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이걸 연구하시는 분들도 상하이 교통대학과 화웨이를
기반으로 한 중국인입니다.
최근 딥시크 쇼크로 중국 기술력에 대한 관심이 엄청난데,
괜시리 무시무시합니다...

아직 우리에게 이머시브 기술은
잘 체감되지 않는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애플조차 Immersive 시장에 대해
예측하거나 주도하지 못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아직 인간은.
'화면' 속 시각 감각을 넘어서,
나를 잡아먹을 듯이 커진 정보를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됐을 수도 있습니다.
가상세계... 보다 무서운 것이
현실 세계인 것 같긴 합니다만,
현실로부터 도망칠 수 있는 새로운 도피처가
디지털 트윈이라면...
가우시안 스플래팅을 열심히 공부할 가치는
있어 보입니다.
이러나 저러나.
저는 독일행 비행기표값을 벌러 가야겠습니다.
뒤셀도르프의 'Classic Remise' 입장료가 공짜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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