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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든 바그너, "MBUX 하이퍼스크린은 럭셔리 하지 않다."

DABDA 2025. 3. 15. 21:58

언젠가부터 티비 없는 거실이

트렌드였던 것 같은데,

 

 

요즘 차들은 디스플레이가

커다랗게 들어가야만 하는 법이 있는 것 마냥

하나같이 인스트루먼트 패널에 화면을 달아놓았습니다.

 

 

흔히 테슬라 스타일이라고 불리는

아이패드 하나 달린 요 인테리어는

우리에게 또 하나의 불가항력적인 자동차 트렌드입니다.

 

 

벤츠의 MBUX도 빠질 수 없죠.

 

인스트루먼트 패널 전체를

OLED로 덮어버린 이 파격적인 구성.

 

앉아있으면 정면에 온통 블랙 하이글로스인 것이

신호대기 할 때마다 화면을 닦아야만 할 것 같은

강박을 만듭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최근, 벤츠 디자인 디렉터,

고든 바그너 선생님이 이 디스플레이 트렌드에

대해 의외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
이제 스크린은 더 이상
  럭셔리가 아니다.”

 

 

냅다 큰 화면부터 달아놓고 보던 벤츠의 디렉터가

어떤 이유에서 이런 말을 했을까요?

 

바그너 선생님은 이런 관점입니다.

 


이제 누구나 큰 스크린을 갖고 있으니

스크린은 더 이상 특별하거나 고급스럽지 않다는 것이죠.

 

거의 모든 브랜드가 앞다퉈 대형 스크린을 넣으면서,

커다란 디스플레이가 차별점인 시대는 끝났습니다.

 

가죽 냄새는 맡아봤어?

 

그래서 벤츠는 앞으로 기술을 전면에 드러내기보다는,

감성 디자인과 고급 소재로 차별화하겠다고 합니다.

 

그다지 놀랍거나 새로운 전략은 아니죠.

 

이런 저런 기술로 사람들을 현혹시키던 시절이 끝나고,

다시 옛날의 감성 디자인 기조로 돌아온 느낌입니다.

 

영화 아바타 보고 자동차로 감상문 쓰던 시절의 컨셉카

 

MBUX 하이퍼스크린이 나왔던 2021년쯤에는

큼지막한 디스플레이가 말 그대로 혁신의 상징이었습니다.

 

터치스크린이 온 세상에 널려 있는데,

자동차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디스플레이가

뭔가 새로운 것 같고 막 대단한 기술 같고

그랬던 지난 날들

 

 

하지만 이제 바그너 선생님은

기술보다 공간과 감성을 강조하는 럭셔리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기술을 숨기고,

운전자가 촉감과 감성으로 느낄 수 있는 인테리어.

 

진짜 고급스러움은 장인정신에서 온다는 방향성이죠.

 

 

사실 근래에는 전통적인 프리미엄 브랜드가

보여주는 결과물이 여타 다른 브랜드들과

유의미한 차이가 있나 싶긴 했습니다.

 

특히 중국의 NIO AVATR, 심지어는 ZEEKR까지

중국의 근본 없는 브랜드라는 것을 배제하고 봤을 때,

아아주 우수한 실내 공간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특히, AVATR는 실제로 앉아본 적이 있는데

시각 촉각 청각 뭐.. 만족감이 정말 대단했습니다.

 

이 차들의 스티어링 휠에 삼각별이 달렸다면,

저는 이게 벤츠의 프리미엄 감각인가 싶어서

환장했을지도 모릅니다.

 

중국이라 그렇지

 

 

뭐 아무튼 매스 브랜드가 프리미엄을 논하고,

프리미엄 브랜드가 럭셔리를 우러러보고.

럭셔리는 가오가 있어서 하이퍼를 올려다보진 않는 것 같지만.

 

당연한 흐름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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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금도 여전히 트렌드와 상관없이
제 갈 길 가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바로 롤스로이스.

 

여전히 기계식 시계,

여전히 손으로 다듬은 나무와 가죽으로

온통 치장하는데 온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장인의 손길이 전달되는

전통적인 고급스러움 그 자체입니다.

 

 

그나마 있는 디스플레이도 나무 패널로 숨겨버리죠.

심지어 옵션으로 디지털 요소를 제거하고

완전히 아날로그 스타일로 바꿀 수도 있습니다.

 

 

클러스터는 바늘이 있어야 제 맛 아니겠습니까?

 

 

 

 

 

큰 화면이 더 이상 프리미엄이 아닌 오늘날이기에

벤츠가 보다 차별화된 프리미엄이 되기 위해서

우러러본 새로운 럭셔리는 의외로

 

또 다시 이 전통의 고급스러움.

장인정신이라고

바그너 선생님께서 생각한 것 같습니다.

 

 

벤츠의 디자인 디렉터, 고든 바그너가 쏘아 올린

돌아온 장인정신.

 

벤츠가 어떤 결과물을 보여줄지.

이 흐름을 어떻게 이끌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