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TORS

BMW, 계약직 디자이너 전원 계약 해지 통보?

DABDA 2025. 3. 24. 22:01

최근 자동차 디자인 업계에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믿거나 말거나일 수도 있는 카더라 소식이지만,
 

 
BMW 뮌헨 디자인 스튜디오가
4년 이하 계약을 맺은 주니어 디자이너
전원의 계약을 종료했다는 소식입니다.
 
2025년 3월 19일부로,
BMW 뮌헨 디자인 센터에서 근무하던
모든 주니어 디자이너가
별도의 사전 통보 없이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고 합니다.
 
아직까지 공식 발표는 없지만,
여러 디자이너들의 증언과 업계 대화를 보면
사실일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상황입니다.
 

 
이와 관련해, 지난 주말 동안 SNS에서는
많은 현직 자동차 디자이너,
특히 유럽 디자이너들의 의견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이런 일이 더 이상 놀라운 것이 아니라는 일부의 입장입니다.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도
또 급변하는 산업이 바로 자동차 산업입니다.
 
그래서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일이며,
퍼머넌트 잡이 아닌 계약직 디자이너를 먼저 정리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는 겁니다.
 
게다가 이런 급격한 인사 조치가 단순한 구조조정이 아닌,
업계 전반의 변화를 상징하는 것이라는 것이죠.
 
 
 
 
이번 소식의 요점을 크게 세가지로 나눠서 이야기해봅시다.
 
 
 

:: 급변하는 자동차 산업과 불확실성

 
모두가 아는 것처럼,
자동차 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전기차 세상이 올 줄 알았지만,
정부 차원에서 전기차 정책을 미루기도 하고
대부분의 전통적인 완성차 회사들이
갈피를 못 잡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게 내가 뭐랬어

 
불과 몇 년 전,
‘전기차는 시기상조다. 아직은 하이브리드가 맞다’고
주장한 토요타의 아키오 회장님이
한 물 갔다며 욕 먹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현실은 오지 않는 EV 세상을 기다리며
회사도 소비자도 몇 년째 갈팡질팡하고 있습니다.
 

 
혼다 e의 실패,
포드 익스플로러 EV 프로그램 딜레이,
마쯔다 MX-30 EV의 판매 부진,
마세라티 MC20 폴고레 전격 취소...
 
이처럼 자동차 회사들의 고난과 좌절은
이제 더 이상 놀랍지 않은 일상이 되었습니다.
 
회사의 비용 부담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빠른 개발 사이클과 높은 성과 압박이
디자이너와 엔지니어에게 그대로 전가되고 있습니다.
 
더불어 회사는 더 가볍게, 더 빠르게 움직이기 위해
구조조정을 반복하게 되겠죠…
 
 
 
 

:: 서구에서 동아시아로

 
일부 디자이너들은
유럽 전통 완성차 브랜드들에게는
더 이상 혁신이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특히 Li Auto의 Ben Baum 디자이너는
5년 전 포르쉐를 떠나 중국 리 오토 -Li Auto-로
이직한 경험을 공유하며,
 
"더 이상 유럽에서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않는다.
중국 브랜드가 오히려 혁신과 디자인에 더 과감하다"고
말했습니다.
 

 
 
심지어 폭스바겐 그룹의 프로세스가
구식이라며 노골적으로 표현했는데요.
 
전통적인 완성차 브랜드들은
기존의 보수적인 판단으로 자동차를 만들고 있는 반면,
 
중국을 비롯한 동양의 회사들은
빠르게 변화에 적응하면서
여러 시도들을 선보이고 있다고
일부 디자이너들은 생각하는 거죠.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한 개인의 선택이 아닌,
글로벌 디자인 인재들의 흐름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Bangle Butt은 이제 샤오미에서

 
실제로 유럽보다는
중국에서 더 많은 디자인 포지션이 생기고 있으며,
과감하고 새로운 디자인을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는 것처럼 보여집니다.
 
엉짱으로 유명한 크리스 뱅글 선생님을 비롯해서
유럽 브랜드 출신의 디렉터들이
중국 브랜드에서 일하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지 않습니까?
 
확실히 서구에서 동아시아, 특히 중국으로
자동차 디자인의 파워가 이동하는 중인 것이
체감되기는 합니다.
 
 
 
 

:: 루키들이 설 자리가 없는
‘고인물’의 세상

 
충격적이었던 또 다른 이야기는 바로
디자이너 세대 간 갈등입니다.
 
여러 명의 디자이너가 시니어 디자이너들은
보수적이고 안정적으로 업무를 진행하기 때문에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으면서,
현재의 자리를 지켜내는데 노력하고
 

심지어 ‘정치’ -politics를

한다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이 고여 있기 때문에
젊은 디자이너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전무하고
 
이러한 환경 속에서
주니어 디자이너들의 성장은 느려지고,
새로운 인재들이 설 자리를 찾지 못해
구직 시장 역시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사부와 제자 혹은 팀 동료로 만나야 할 관계가
고인물과 취준생 혹은 신입따리로 만나다니…
이거 참 골치 아픈 일이로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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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팬으로써
자동차 디자이너들의 고난을 엿보는 것은
아아주 슬픈 일입니다.
 
그것도 BMW의 주니어 디자이너들의
안타까운 소식에서 촉발된
유럽 디자이너들의 현실 이야기라서 더욱 아프군요.
 
 
확실히 현재 자동차 업계는
디자이너들에게 희망적이지 않아 보입니다.
 
시간이 돈인 회사는 AI 수준으로 빠른
자동차 개발 속도를 바라고 있고,
여차하면
내일부터 회사 출입 카드가 안 찍힐 수도 있습니다.
 
 

 
디자이너는 예술가가 아니기 때문에,
경영과 시장의 이해가 당연히 따라붙어야 하는 직업이지만,
 
자동차 디자이너는
특히,
BMW를 비롯한 몇몇 유럽 자동차 브랜드의 디자이너는
온 지구인들이 각자의 꿈을 꿀 수 있게 해주는
직업이지 않습니까?
 
우리가 앞으로도 드림카를 계속 꿈 꿀 수 있도록,
시니어, 주니어 가리지 않고 열정 많은 디자이너들이
계속해서 꿈을 꾸고, 꿈을 파는 회사를 만들 수 있도록
멋진 기회가 많아지면 좋겠습니다.